색채상표 등록, 올리브영 '올리브그린'은 왜 거절됐을까
올리브영이 1999년부터 써 왔다는 '올리브그린' 단일 색채상표가 거절결정을 받았습니다. 거절결정서 원문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색의 식별력이 왜 다른지, 브랜드 컬러를 상표로 만들려면 무엇을 쌓아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3줄 요약
씨제이올리브영이 2026년 4월 2일 출원한 단일 색채상표(40-2026-0065496, PANTONE 2286C)가 2026년 10월 12일 거절결정을 받았습니다(KIPRIS).
지식재산처는 '올리브영' 브랜드의 식별력은 인정하면서도, 그 색은 늘 문자·로고와 함께 쓰여 색만 보고 올리브영을 떠올린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브랜드 컬러를 상표로 만들려면 문자·로고 없이 색이 드러나는 사용 기록과 객관적인 인지도 자료를 처음부터 쌓아야 합니다.
브랜드를 이름이 아니라 색으로 기억시키려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간판부터 앱 아이콘까지 같은 색을 반복해 쓰고, 그 색을 아예 상표로 등록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6년 4월, 씨제이올리브영은 매장 간판과 인테리어에 써 온 연두색 '올리브그린' 하나만으로 된 상표를 출원했습니다. 문자도 로고도 없이, 색 하나에 대한 독점권을 구한 셈입니다. 지식재산처는 10월 12일 이 출원에 거절결정을 내렸고, 머니투데이가 10월 27일 이를 보도했습니다.
이번 거절결정서는 KIPRIS(특허정보검색서비스)에서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의견제출통지서와 거절결정서 원문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 80~90%라는 주장이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정리합니다. 브랜드 컬러를 키우는 스타트업이라면 지금부터 무엇을 기록해 둘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올리브영 색채상표는 왜 거절됐을까
올리브영 색채상표는 '브랜드는 유명하지만, 색 자체가 출처를 표시하게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됐습니다. 적용 조문은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6호와 제7호입니다.
KIPRIS 기록으로 경과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026년 4월 2일 출원, 다음 날 우선심사를 신청해 4월 22일 우선심사결정을 받았습니다.
5월 27일 의견제출통지서가 나왔습니다. 심사관은 "단일색채표장으로 간단한 표장"이고, 수요자는 색을 출처표시가 아니라 상품의 디자인 정도로 인식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올리브영은 기간을 한 번 연장한 뒤 8월 26일 의견서를 냈지만, 10월 12일 거절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거절 대상은 지정서비스 전부입니다.
출원된 표장은 PANTONE 2286C, 헥사코드 #82DC28로 특정한 '올리브 그린' 색입니다. 지정서비스는 화장품, 화장용구, 향수, 세면용품, 빗 및 스펀지, 식이보충제용 건강기능식품 소매업 6개로, 모두 35류입니다.

출처: KIPRIS 통합행정정보(40-2026-0065496, 2026.10.30 조회)를 바탕으로 비라인특허법률사무소 작성
실무에서는 우선심사 신청도 눈여겨봅니다. 결과가 불확실한 색채상표일수록 빨리 답을 받아 다음 수를 정하려는 선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색채상표란 무엇이고, 왜 처음부터 등록이 어려울까
색채상표란 문자나 도형 없이 색 자체로 상품·서비스의 출처를 표시하는 상표입니다. 상표법 제2조는 표장의 예로 기호, 문자, 도형과 함께 '색채'를 들고 있어, 색 하나도 법적으로는 상표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출발점입니다. 거절결정서는 "색채는 본질적으로 출처표시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고 적었습니다. 소비자는 연두색 간판을 보면 보통 '디자인'으로 받아들이지, 특정 회사의 표시로 읽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단일 색채상표는 사실상 한 가지 길로만 등록됩니다. 상표법 제33조 제2항의 사용에 의한 식별력입니다.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란 원래는 식별력이 없는 표장이라도 출원 전부터 오래 써서 수요자가 특정인의 출처로 알아보게 된 경우, 그 사용한 상품에 한정해 등록을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구분 | 문자·로고 상표 | 단일 색채상표 |
|---|---|---|
출발점 | 대부분 처음부터 식별력 인정 | 원래는 식별력 없음(디자인으로 인식) |
등록 경로 | 일반 심사 | 사용에 의한 식별력 입증(제33조 제2항) |
입증 대상 | 표장 자체 | 색만 보고 출처를 떠올린다는 사실 |
등록 범위 | 지정상품 전체 | 실제로 사용한 상품에 한정 |
실무에서는 색채상표 상담이 오면 "그 색만 남기고 이름과 로고를 지웠을 때도 고객이 알아보는가"부터 묻습니다. 이 질문에 증거로 답할 수 없다면 출원보다 증거 설계가 먼저입니다.
시장점유율 80~90%로도 부족했던 이유
시장점유율 80~90%가 부족했던 이유는, 그 숫자가 증명한 것이 '올리브영'이라는 이름의 힘이지 색의 힘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거절결정서에 정리된 올리브영의 주장과 심사관의 판단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올리브영의 주장 (거절결정서 요지) | 심사관의 판단 |
|---|---|
1999년부터 사용, 매출액·광고비 상당, 시장점유율 80~90% | 브랜드 자체의 식별력은 인정되나, 이는 문자 '올리브영/olive young'과 도형에 해당 |
간판·로고·인테리어·포장재·앱 등 전체적으로 사용 | 문자·도형과 결합된 사용이라 수요자가 색만 분리해 인식하기 어려움 |
경쟁업체가 쓰지 않는 색 | 친환경 성질을 강조하려 다수가 쓰고 싶어하는 색 |
하리보·정관장보다 매출액 등이 월등히 높음 | 등록적격성은 상표마다 개별 판단, 다른 등록례는 근거가 될 수 없음 |
첫째, 브랜드 식별력과 색 식별력은 따로 판단됩니다. 매출, 광고비, 언론 보도, 소비자 인지도가 크다는 사실은 '올리브영'이라는 이름이 유명하다는 증거입니다. 그 인지도가 색으로 옮겨 갔다는 증거는 별도로 필요합니다.
둘째, 결합 사용은 색 단독 사용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거절결정서는 간판 일부, 매장 인테리어 일부, 도형의 일부에 이 색이 쓰였지만 모두 문자·도형과 함께 쓰였다고 봤습니다. 색이 늘 이름 옆에 있었다면, 소비자가 무엇을 보고 올리브영을 알아봤는지 가려낼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셋째, 다른 사업자도 써야 하는 색인지가 함께 고려됐습니다. 녹색 계열은 친환경 이미지를 드러내는 데 널리 쓰입니다. 경쟁사들이 지금은 그 색을 쓰지 않더라도, 앞으로 쓸 필요가 있는 색을 한 회사가 독점하는 것은 쉽게 허용되지 않습니다.

출처: KIPRIS 상표설명(PANTONE 2286C, #82DC28)과 거절결정서 판단 요지를 바탕으로 비라인특허법률사무소 작성. 실제 올리브영 로고·매장 이미지는 쓰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특히 자주 보는 실수가 마지막 항목입니다. 다른 회사의 색채상표 등록례를 근거로 내는 것인데, 거절결정서는 대법원 2006년 5월 12일 선고 2005후339 판결 등을 들어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등록례는 '가능하다'는 참고일 뿐, 우리 출원의 증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거절결정 이후 올리브영이 쓸 수 있는 길
올리브영은 거절결정서 등본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거절결정불복심판을 청구하거나, 지정서비스나 표장을 보정해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두 절차는 함께 청구할 수 없습니다.
거절결정불복심판(상표법 제116조): 특허심판원에서 거절결정이 옳았는지 다시 다툽니다. 실무에서는 새로운 사용 증거를 더해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심사 청구(상표법 제55조의2): 지정상품이나 상표를 보정해 다시 심사를 받습니다. 청구하면 종전 거절결정은 취소된 것으로 보지만, 재심사 청구는 취하할 수 없습니다.
2026년 10월 30일 KIPRIS 기준으로 이 출원에는 심판 기록이 없고, 서류 이력은 거절결정서가 마지막입니다. 올리브영 측은 머니투데이에 "향후 다각도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단계에서 지정서비스를 줄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합니다. 제33조 제2항은 사용한 상품에 한정해 등록을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 거절의 핵심은 '색 단독 인식'의 증거였으므로, 보정만으로 결론이 바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브랜드 컬러를 상표로 만들려면 무엇을 쌓아야 할까
브랜드 컬러를 상표로 만들려면 출원서보다 먼저 '색만으로 알아본다'는 증거를 쌓아야 합니다. 의견제출통지서가 예로 든 입증자료는 사용 기간, 사용 지역, 매출액, 시장점유율, 광고·선전의 내용과 액수, 객관적인 소비자 인지도 조사자료 등입니다.
스타트업이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색 단독 노출 사례를 따로 기록합니다. 이름과 로고 없이 색이 주인공인 광고, 패키지 측면, 앱 화면을 날짜와 함께 보관합니다. 이번 결정서가 문제 삼은 것이 바로 결합 사용입니다.
색을 숫자로 고정합니다. 팬톤, 헥스 같은 색 코드를 정해 모든 채널에서 같은 값을 씁니다. 출원할 때도 올리브영처럼 색 코드로 표장을 특정하게 됩니다.
'색만 보여 주는' 인지도 조사를 설계합니다. 로고를 지운 색 견본만 보여 주고 어느 회사가 떠오르는지 묻는 조사가 객관적 자료가 됩니다.
업계에서 그 색이 얼마나 흔한지 미리 확인합니다. 특정 색이 업종의 관행처럼 쓰이는 분야라면 독점이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계획합니다.
그 사이에는 색을 결합한 상표로 보호합니다. 색을 입힌 로고처럼 색과 문자·도형을 묶은 표장은 지금 출원할 수 있습니다. 단일 색채상표는 장기 목표로 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식별력 논리가 처음 보는 독자라면 단어 상표의 식별력 판단 기준을 다룬 서울우유 '아침에' 사례를 함께 읽어 보시면 이번 결정의 구조가 더 잘 보입니다.
유명한 브랜드에서, 색만 보고 알아보는 브랜드로
이번 거절결정은 브랜드 인지도와 색의 식별력이 다른 문제라는 점을 원문으로 확인시켜 준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1999년부터 써 왔다는 색도, 80~90%라는 점유율 주장도 '색만 보고 알아본다'는 증거를 대신하지 못했습니다.
브랜드 자산의 보호 범위는 이름에서 색, 소리, 형상처럼 넓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넓어진 범위만큼 입증의 문턱도 함께 올라가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유명해지는 순간 권리가 저절로 따라오지 않는다는 점은 그립톡 보통명칭 판결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 컬러는 쓰는 만큼이 아니라 증명할 수 있는 만큼 자산이 됩니다. 색을 고르는 날부터 그 색만으로 우리를 알아보게 만드는 기록을 함께 쌓는 것, 그것이 색채상표의 출발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색깔 하나만으로도 상표 등록이 되나요?A.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입증해야 해서 매우 어렵습니다. 상표법은 색채를 표장의 하나로 인정하지만, 색은 원래 출처표시로 보지 않기 때문에 오래 사용해 소비자가 색만으로 특정 회사를 알아본다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Q. 색채상표 등록에는 어떤 증거가 필요한가요?A. 핵심은 문자·로고 없이 색만으로 출처를 인식한다는 증거입니다. 의견제출통지서는 사용 기간, 매출액, 시장점유율, 광고·선전 내용과 액수, 객관적인 소비자 인지도 조사자료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올리브영 사례에서는 이 자료들이 브랜드명의 인지도를 보여 줄 뿐 색의 인지도를 보여 주지 못한다고 판단됐습니다.
Q. 다른 회사의 색채상표 등록 사례가 있으면 우리도 등록되나요?A. 아닙니다. 거절결정서는 등록적격성은 지정상품과의 관계에서 상표마다 개별적으로 판단되므로, 다른 상표의 등록례가 등록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대법원 2005후339 판결 인용).
Q. 상표 거절결정을 받으면 어떻게 대응하나요?A. 거절결정서 등본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특허심판원에 불복심판을 청구하거나, 지정상품·상표를 보정해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두 절차는 함께 청구할 수 없고, 재심사 청구는 취하할 수 없습니다.
참고자료
KIPRIS, 상표출원 40-2026-0065496 서지정보·통합행정정보, 2026.10.30 조회, https://www.kipris.or.kr/khome/search/searchResult.do?tab=trademark
지식재산처, 의견제출통지서(40-2026-0065496), 2026.05.27, KIPRIS 원본보기
지식재산처, 거절결정서(40-2026-0065496), 2026.10.12, KIPRIS 원본보기
국가법령정보센터, "상표법" 제2조·제33조·제55조의2·제116조 (법률 제21134호, 2025.11.11 시행), https://www.law.go.kr/법령/상표법
머니투데이, "시장점유율 80~90% 내세웠지만…올리브영 색채상표 제동", 2026.10.27, http://v.daum.net/v/20261027173040470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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