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판례 브리프: 서울우유 '아침에', 흔한 단어 상표는 보호될까
특허법원은 '아침에○○' 표장과 초록·흰색 우유팩이 서울우유만의 표지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흔한 단어와 업계 공통 디자인으로 브랜드를 만드는 스타트업이 확인할 점을 정리합니다.

3줄 요약
특허법원은 서울우유 측이 '아침에○○' 표장과 초록·흰색 포장용기를 근거로 낸 부정경쟁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특허법원 2026. 1. 22. 선고 2025나10205, 항소기각).
'아침에 주스'는 상품의 성질이 바로 떠오르는 표현이라 식별력이 약하고, 초록·흰색 조합은 우유업계 누구나 쓰는 공공영역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일상어로 브랜드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라면 결합 구성, 일관된 사용 기록, 디자인권 병행을 처음부터 설계해야 합니다.
최근 스타트업의 브랜드 네이밍은 점점 일상어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서비스가 무엇을 하는지 한 번에 전달되는 이름이 마케팅에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기능이나 사용 장면을 이름에 그대로 담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름이 쉬워질수록 그 이름을 '내 것'으로 지키는 일은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특허법원은 이 문제를 보여주는 판결을 선고했고, 한 달 뒤 '서울우유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주요 판결에 공개했습니다. 서울우유 측은 '1등급 아침에 우유'를 판매한 경쟁 우유업체를 상대로, '아침에○○' 표장과 초록·흰색 우유 포장용기를 따라 썼다며 사용 금지와 약 3억 4,664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가합54295)에 이어 항소심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소송의 흐름입니다. 원고는 1심에서 상표권 침해도 주장했지만, 항소심에서는 표장에 관한 상표권 침해 주장을 취하하고 부정경쟁방지법만으로 다퉜습니다. 결국 "오래 써온 이름과 포장" 자체를 보호받을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남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법원의 판단 기준과 스타트업이 미리 준비할 것을 정리합니다.
서울우유 '아침에' 사건, 무엇이 쟁점이었나
쟁점은 '아침에'라는 이름과 초록·흰색 포장이 서울우유만의 표지로 보호될 수 있는지였습니다. 판결문에서 원고와 피고는 익명으로 처리되어 있고, 양측의 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 원고 (서울우유 측) | 피고 (경쟁 우유업체) |
|---|---|---|
표장 | '아침에주스', '서울우유 아침에 두유' 등 등록·미등록 표장 | '아침에 우유' |
상품 | 주스, 두유 등 식음료 | 우유 |
포장용기 | 초록·흰색 조합의 우유팩 4종(후레쉬밀크, 서울우유, 나100%, 365) | 초록 띠와 흰색 몸체, 연녹색 하단의 '1등급 아침에 우유' 우유팩 |

출처: 특허법원 2026. 1. 22. 선고 2025나10205 판결문
원고가 내세운 근거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의 세 조항이었고, 법원은 이름(표장)과 포장(용기)을 나눠서 판단했습니다.
근거 조항 | 다툰 대상 | 법원 판단 |
|---|---|---|
(가)목 상품주체 혼동 | 포장용기 | 국내에 널리 인식된 원고의 상품표지가 아님 |
(다)목 식별력·명성 손상 | 포장용기 | (가)목과 같은 이유로 전제가 없음 |
(파)목 성과 등 무단 사용 | 표장과 포장용기 | 원고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든 성과로 보기 어려움 |
'아침에 주스'는 왜 식별력이 약한 상표일까
'아침에 주스'는 상품의 성질이 이름에서 바로 떠오르기 때문에 식별력이 약합니다. 식별력이란 소비자가 어떤 표장을 보고 "이것은 특정 회사의 상품"이라고 구별할 수 있게 하는 힘입니다.
특허법원은 세 가지 사정을 들었습니다.
첫째, '아침에 주스'나 '아침에 두유'를 주스·두유에 쓰면 "아침에 마시는 주스·두유"라는 상품의 성질이 직감됩니다.
둘째, '아침에'를 포함한 상표가 식음료(상품류 제29·30·32류 등)를 지정상품으로 다수 등록되어 있습니다. 판결문에는 '아침에사과해', '더초록 아침에', '아침에 한잔' 같은 예가 실렸고, 시중의 여러 우유·주스에도 '아침에'가 쓰여 왔습니다.
셋째, '아침에주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은 판매기간이 길거나 판매량이 많다고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두유'의 연 매출은 2018년 약 8억 4,333만 원에서 2022년 약 1억 1,826만 원으로 줄었습니다.
상표법도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상품의 성질을 보통으로 표시하는 표장(성질표시 표장)은 원칙적으로 등록받을 수 없습니다(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3호). 다만 오랜 사용으로 소비자가 특정 회사를 떠올리게 되면 예외적으로 등록이 가능합니다. 이를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라고 합니다(제33조 제2항).
실무에서 보면 판결문의 설명이 눈에 띕니다. '서울우유 아침에 두유' 같은 등록상표는 '서울우유'라는 문자나 로고가 함께 있어서 식별력이 인정된 것이고, '아침에주스'는 사용에 의해 식별력을 취득한 것이라고 법원은 짚었습니다. 결국 '아침에'라는 단어 자체가 아니라, 결합된 구성이나 오랜 사용이 권리를 만든 셈입니다.
초록·흰색 우유팩은 왜 상품표지로 인정되지 않았나
초록·흰색 포장이 상품표지로 인정되지 않은 이유는 일관성도 독점성도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포장이 상품표지가 되려면 그 특징이 오랫동안 계속적·독점적·배타적으로 쓰여서, 소비자가 보자마자 특정 회사를 떠올릴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원고가 주장한 특징 | 법원이 본 문제 |
|---|---|
지붕 상단 초록, 몸체 상부 흰색, 하부 녹색의 색상 조합 | 용기마다 흰색 비율, 녹색의 채도·비율·모양이 달라 일관성이 없음 |
붉은색 원형 로고 | 용기마다 있는지 여부, 위치, 모양, 크기가 다름 |
장기간 사용 | 출시 이래 무늬와 디자인이 계속 바뀌어 왔음 |
독점적 사용 | 수많은 우유 제품이 흰색·초록색 조합을 쓰고, 붉은 원형 로고 배치도 널리 쓰이는 방법임 |
판결문에는 원고 포장용기의 변천사가 연도별 사진으로 실려 있습니다. 특히 현재의 원고 제1포장용기는 피고 상품이 출시되기 불과 1년 전인 2021년부터 쓰였다고 법원은 지적했습니다. 오래 써왔다고 주장한 모습이 실제로는 최근에 만들어진 셈입니다.
여기서 스타트업이 눈여겨볼 대목은 '일관성'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일수록 리브랜딩이나 패키지 개선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마케팅에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법적으로는 "계속 같은 표지를 써왔다"는 주장을 약하게 만듭니다.
공공영역에 속한 디자인은 성과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
공공영역에 속한 디자인은 성과물로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공공영역(public domain)이란 업계에서 널리 쓰여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영역을 말합니다.
부정경쟁방지법 (파)목은 다른 사람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든 성과를 무단으로 쓰는 행위를 막는 조항입니다(예전 (카)목에서 자리만 옮겼고 내용은 같습니다). 상표나 디자인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성과를 보충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최근 분쟁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허법원은 초록·흰색 색 조합과 붉은 원형 로고가 우유업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어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판결문에는 흰색과 초록색을 쓴 다른 우유 제품 사례가 표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오래 투자했더라도, 그 대상이 업계 공통 요소라면 독점적 이익을 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
흔한 단어로 브랜드를 만드는 스타트업이 확인할 것
이 판결은 오랜 업력의 기업에도 쉽지 않았던 보호가 스타트업에는 더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원 단계에서부터 아래 네 가지를 설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일상어 단독이 아닌 결합 구성으로 출원합니다. 서비스 성질을 설명하는 단어에 고유한 조어나 도형을 결합하면 식별력이 생깁니다. 설명적 이름의 리스크는 기능명에서 시작되는 상표 리스크를 다룬 'Dev Mode' 사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사용 증거를 처음부터 쌓습니다. 매출, 광고비, 언론 노출, 소비자 인지도 자료는 나중에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주장할 때 핵심 증거가 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상품별 매출과 판매량이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포장·용기는 디자인권으로 따로 보호합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널리 알려졌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지만, 디자인권은 등록만으로 권리가 생깁니다. 디자인 출원 도면이 권리 범위를 정하는 방식도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네이밍 전에 업계 사용실태를 조사합니다. 같은 단어가 이미 여러 회사의 상표로 등록되어 있다면, 그 단어는 시장이 함께 쓰고 있다는 뜻이고 독점이 어렵다는 신호입니다. AI로 빨라진 네이밍 경쟁에서 다룬 것처럼, 검색은 이름을 정하기 전에 해야 합니다.
이름을 고르는 일에서, 이름을 쌓는 일로
'아침에'는 좋은 이름입니다. 듣는 순간 무엇을 파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장점 때문에 누구의 것도 될 수 없었습니다.
브랜드의 힘은 이름을 고르는 순간이 아니라, 같은 이름과 같은 모습을 꾸준히 쌓아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게 상표 전략은 출원서 한 장이 아니라, 사용의 기록을 설계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흔한 단어도 상표로 등록할 수 있나요?A. 상품의 성질을 그대로 설명하는 단어는 원칙적으로 등록이 어렵습니다. 다만 고유한 조어나 도형과 결합하거나, 오랜 사용으로 식별력을 얻으면 등록될 수 있습니다.
Q. 오래 쓰기만 하면 식별력이 생기나요?A. 기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서울우유 사건에서도 법원은 판매기간과 판매량, 업계의 사용실태를 함께 보았습니다. 같은 표지를 일관되게 쓰고, 그 기록을 증거로 남겨야 합니다.
Q. 포장 색상 조합도 보호받을 수 있나요?A. 업계에서 널리 쓰는 색 조합은 공공영역으로 보아 보호가 어렵습니다. 독특한 형태나 배치라면 디자인권 등록을 먼저 검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상표를 등록해 두면 비슷한 이름을 모두 막을 수 있나요?A. 그렇지 않습니다. 식별력이 약한 부분은 등록상표에 포함되어 있어도 다른 사업자가 쓸 수 있습니다. 권리의 범위는 식별력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판단됩니다.
참고자료
특허법원, "[상표]서울우유 사건(특허법원 2025나10205)", 2026.02.25, https://patent.scourt.go.kr/dcboard/new/DcNewsViewAction.work?seqnum=27901&gubun=44&cbub_code=000700
특허법원 제21부, "2025나10205 부정경쟁행위금지 등 청구의 소 판결문", 2026.01.22 선고, https://file.scourt.go.kr/dcboard/1772006034991_165354.pdf
국가법령정보센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https://www.law.go.kr/법령/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국가법령정보센터, "상표법" 제33조, https://www.law.go.kr/법령/상표법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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