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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타트업 특허 가이드①] AI·SW 발명의 특허 적격성

[AI 스타트업 특허 가이드①] AI·SW 발명의 특허 적격성

특허청의 「인공지능 분야 심사실무가이드」를 축으로, AI 발명이 특허의 첫 관문(성립요건·기재요건)을 통과하는 방법을 사례로 정리합니다.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둔 출원이라면 함께 보아야 할 미국 §101도 비교 관점에서 짚습니다.

AI 발명의 특허 적격성

들어가며

AI 발명을 출원할 때 먼저 마주하는 질문은 "이것이 애초에 특허를 받을 수 있는 발명인가"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를 발명의 성립요건(특허법 제2조·제29조 제1항)이라 하고, 미국에서는 특허 적격성(patent eligibility, 35 U.S.C. §101)이라 합니다.

한국의 성립요건은 소프트웨어에 의한 정보처리가 하드웨어를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실현되면 대체로 충족됩니다. AI 발명은 컴퓨터로 구현되므로 이 단계에서 거절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반면 미국 §101은 Alice 판결(2014) 이후 청구항이 추상적 아이디어에 해당하는지를 따지는데, AI의 핵심인 수학적 모델·데이터 분석은 그 자체로 추상적 아이디어로 분류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무리 없이 통과한 명세서가 미국에서는 §101 거절을 받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발명의 적격성을 획득하기 위한 핵심을 요약하면, 특정 목적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특정한 기술적 개선·방식을 청구항과 명세서에 구체적으로 적어 두는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한국 심사실무가이드의 기준과 사례를 먼저 보고, 미국 §101을 비교 관점에서 짚습니다.

1. 한국의 성립요건 — 자연법칙과 하드웨어 구체적 실현

한국 심사실무가이드(제1부 인공지능)는 AI 관련 발명을 "소프트웨어에 의한 정보처리에 기반을 두고 컴퓨터 등을 이용하여 구현하는 발명"으로 봅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에 의한 정보처리가 하드웨어를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경우, 즉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협동한 구체적 수단·방법으로 "사용 목적에 따른 특유의 정보처리 장치(기계) 또는 그 동작 방법"이 구축된 경우에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에 해당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01후3149, 2007후265, 2007후494 등).

판단은 청구항 전체를 기준으로 합니다. 일부에 자연법칙을 이용한 부분이 있어도 청구항 전체로서 자연법칙을 이용하지 않으면 발명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가이드가 발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든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유형

자연법칙 이외의 법칙

경제법칙, 수학의 공식

인위적인 결정

알파벳·숫자·기호를 조합한 암호 작성 방법; 외국어 발음표기 문자 형성 방법(특허법원 2001허3453 — 언어사회의 약속일 뿐 자연법칙과 무관)

인간의 정신활동·오프라인상의 행위

배출자 신상정보 바코드스티커를 붙여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규칙에 불과한 청구항

단순한 정보의 제시

AI 발명은 대부분 컴퓨터로 정보를 연산·가공하므로 이 단계는 비교적 무난히 통과합니다. 다만 두 경우는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하드웨어 협동 없이 순수 알고리즘·수학모델 그 자체만 청구하면 발명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둘째, 수행 주체(하드웨어)가 불명확하거나 청구 대상이 "프로그램 제품·신호·알고리즘·인공뉴런" 등으로만 적혀 카테고리를 특정할 수 없으면 명확성 위반이 됩니다.

2. 기재요건 - 실시가능과 뒷받침

성립요건을 넘으면 명세서가 발명을 충분히 적었는지가 문제 됩니다. 실시가능요건(특허법 제42조 제3항)과 뒷받침요건(제42조 제4항)입니다. 가이드는 실시가능요건 위반을 세 유형으로 듭니다.

  1. 추상적 기재 — 기술적 단계·기능을 추상적으로만 적고 HW/SW 구현 방법을 알 수 없는 경우.

  2. 입출력 상관관계 미기재 — 입력 데이터와 학습된 모델의 출력 사이 상관관계가 구체적이지 않은 경우.

  3. 기능 블록도·순서도만 — 구현 경로가 불명확한 경우.

이 중 ②에서 "상관관계가 구체적"이라는 것은 네 가지를 의미합니다. ① 학습데이터가 특정되고, ② 학습데이터 특성 상호간에 과제 해결을 위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③ 학습 모델·학습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되고, ④ 이로써 과제를 해결하는 학습된 모델이 생성될 것.

가이드 사례 (1·2·3)

사례 1 — 시설물 균열 검출 AI

교량이나 건물 표면을 카메라로 촬영해 균열을 찾아내는 시스템
AI 생성 이미지: 교량이나 건물 표면을 카메라로 촬영해 균열을 찾아내는 시스템

교량이나 건물 표면을 카메라로 촬영해 균열을 찾아내는 시스템입니다. 명세서에는 "딥러닝, 설명가능 AI, 강화학습 신경망을 쓴다"며 세 가지 기술의 이름을 적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각 신경망에 무엇이 입력되고 무엇이 출력되는지, 그리고 한 신경망의 출력이 다음 신경망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적지 않았습니다. 재료 목록만 있고 조리 순서가 없는 레시피와 같습니다. 이 설명만으로는 같은 분야의 엔지니어가 시스템을 그대로 재현할 수 없어, 실시가능요건 위반(§42③1호)이 됩니다.


사례 2 — 기계학습으로 집 안 온도를 자동 제어하는 스마트 온도 조절기

기계학습으로 집 안 온도를 자동 제어하는 스마트 온도 조절기
AI 생성 이미지: 기계학습으로 집 안 온도를 자동 제어하는 스마트 온도 조절기

명세서에 학습용 데이터(실외 온도·습도·미세먼지 등)를 열거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미세먼지 수치가 이렇게 들어오면 온도를 이렇게 조절한다"처럼 입력이 출력으로 이어지는 규칙(상관관계)을 적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함께 생깁니다. 첫째, 그 규칙이 없으니 엔지니어가 모델을 재현할 수 없어 실시가능요건 위반입니다. 둘째, 청구항에는 미세먼지를 입력으로 걸어 두었는데 명세서에는 미세먼지를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빠져 있습니다. 청구한 범위(미세먼지까지 포함)를 명세서가 다 받쳐 주지 못하는 것입니다(뒷받침요건 위반(§42④1호)).


사례 3 — 인공지능으로 여러 데이터를 융합해 새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발명

이 발명의 핵심은 원시 데이터를 학습용으로 가공하는 전처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명세서는 정작 그 전처리 단계와 규칙을 뽑아내는 과정을 어떻게 실행하는지를 적지 않았습니다. 발명을 특별하게 만드는 바로 그 부분이 빈칸으로 남은 셈입니다. 역시 실시가능요건 위반입니다.


세 사례가 가리키는 바는 하나입니다. 무엇을 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는지를 적지 않으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결과("균열을 찾는다", "온도를 제어한다")만 적고, 그 결과에 이르는 구체적인 방법을 비워 두면 특허의 문턱을 넘지 못합니다.

사례 4 — AI가 예측한 물질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실험 데이터

사례 4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용 조성물에 관한 발명입니다.

AI 모델을 돌려, 병의 표적이 되는 단백질 M과 잘 결합할 것으로 보이는 신규 화합물 두 개(화학식 1·2)를 찾아냈습니다. 같은 발명, 같은 AI 예측인데도 청구항 하나는 통과하고 하나는 거절됐습니다.

둘을 가른 것은 실제 실험 데이터가 있느냐였습니다.

  • 화학식 1(청구항 1) — 인정. AI가 예측했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실험한 결과까지 함께 실었습니다. 배양한 세포에서 화합물이 정말 표적 단백질과 결합하는지 확인했고, 알츠하이머가 발병한 실험용 쥐에 투여한 뒤 미로 찾기(Y-maze)·사물 인식(NOR)·균형 잡기(로타로드) 같은 행동실험으로 치료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예측을 실제 데이터로 받쳐 준 것입니다.

  • 화학식 2(청구항 2) — 거절. AI가 "이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 값만 있을 뿐, 실제 실험 결과가 없습니다. 이 화합물이 왜 효과를 내는지(약리기전)도 출원 시점에 밝혀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같은 분야 연구자가 명세서를 읽어도 "정말 효과가 있겠구나" 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근거는 의약 용도발명에 관한 일련의 판례입니다(대법원 2000후2958·2003후1550·2005후1417).

약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점은 약리 데이터 같은 시험 결과로 명세서에 구체적으로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AI가 예측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예측을 뒷받침하는 실제 데이터(실험·검증 결과)가 명세서에 함께 있어야 합니다. 물질이나 의약 용도에 관한 발명이라면 바이오·의약·화합물 분야 가이드도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미국 §101 — 비교 관점

한국에서 적격성을 통과한 발명이 미국 §101에서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은 Mayo(2012)·Alice(2014) 판결로 확립된 2단계 테스트로 적격성을 봅니다. AI의 학습·추론은 결국 수학적 연산·데이터 분석이어서, 1단계에서 추상적 아이디어를 기재한다는 판단을 받기 쉽습니다.

2025년 4월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의 Recentive Analytics v. Fox Corp.(134 F.4th 1205)는 이 기준을 분명히 했습니다. 범용 머신러닝을 새로운 데이터 환경에 적용한 것에 불과하고 ML 모델 자체의 개선을 개시하지 않은 청구항은 부적격이라고 보았습니다.

미국 101조의 적격성 극복에 대한 상세 방안은 링크의 칼럼 내용에 상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USPTO 2024 가이드의 사례 47은 신경망 기반 이상탐지(anomaly detection)를 소재로 합니다. 한국 가이드 사례 5(2편에서 다룹니다)도 같은 이상탐지를 다룹니다. 미국에서는 적격성(§101), 한국에서는 진보성(§29②)으로 쟁점이 다를 뿐, 두 제도가 묻는 것은 그 이상탐지를 어떤 기술적 방식으로 개선했는가 입니다.

4. 정리 — 기술적 특징의 구체적 특정

세 요건이 요구하는 바는 사실상 하나입니다.

요건

묻는 것

충족 방향

한국 성립요건 (§29①)

소프트웨어 정보처리가 하드웨어로 구체적으로 실현되는가

수행 주체·구현 수단의 구체적 기재

한국 실시가능 (§42③)

입출력 상관관계·전처리·학습방법이 구체적인가

상관관계 4요건의 기재

미국 §101

추상적 아이디어가 기술을 개선하는 실용적 응용으로 통합되는가

결과가 아닌 특정 기술적 방식·개선의 기재

한국 진보성 (§29②)

예측되는 효과 이상의 더 나은 효과가 있는가 (2·3편)

전처리·모델·결과물·산업분야·학습데이터 중 특징축의 구체적 특정

요구되는 것은 결국 기술적 특징의 구체적 특정입니다. 미국 출원을 염두에 둔다면 한국 첫 출원 단계에서 이 점을 고려해 명세서를 쓰는 편이 여러 요건을 함께 끌고 가기에 유리합니다.

출원 단계에서 점검할 사항

  •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에 이르는 기술적 방식이 기재되어 있는지

  • AI 기술 자체의 개선점(모델 구조·학습 방법·전처리·연산 최적화·경량화 등)이 특정되어 있는지

  • 입출력 상관관계 4요건(학습데이터 특정 / 특성 간 상관관계 / 학습모델·방법 구체 / 과제해결 모델 생성)이 충족되는지

  • 전처리가 특징이면 그 실행·실현 방법이, 강화학습이면 agent·environment·state·action·reward 상관관계가 기재되어 있는지

  • 기술적 과제, 종래 한계, 본 발명의 기술적 이점이 명세서에 서술되어 있는지

  • AI 출력을 뒷받침하는 실증(실험·검증·성능 데이터)이 포함되어 있는지 (사례 4)

  • 청구항 카테고리가 명확한지 (인공뉴런·프로그램 신호·알고리즘 같은 표현은 불명확)

마치며

한국에서 적격성은 비교적 낮은 문턱이지만, 그것을 통과했다고 해서 미국 §101까지 충족되는 것은 아닙니다. 두 제도의 간극을 메우는 설계 원칙은 기술적 개선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것이며, 이는 한국의 기재요건·진보성과도 같은 방향을 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출원의 방향은 청구항을 작성하기 전, 발명자 인터뷰에서 무엇을 어떻게 개선했는지를 끌어내는 단계에서 상당 부분 정해집니다.

다음 편에서는 적격성과 기재요건의 문을 통과한 뒤 마주하는 진보성을 다룹니다. "AI를 적용했다"는 기재만으로 거절되는 이유와, 심사관이 통상의 창작능력 발휘로 보는 네 가지 패턴을 가이드 사례로 살펴봅니다.

인용·출처

한국 — 특허청 「기술분야별 심사실무가이드」

미국 — 35 U.S.C. §101; Alice Corp. v. CLS Bank Int'l, 573 U.S. 208 (2014); Mayo v. Prometheus, 566 U.S. 66 (2012); Recentive Analytics v. Fox Corp., 134 F.4th 1205 (Fed. Cir. 2025); USPTO 2024 Guidance Update on Patent Subject Matter Eligibility, Including on AI (2024.7.17).

Author

김형민 대표 변리사

좋은 선택은 정답을 아는 데서보다, 기준을 세우는 데서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저는 그 기준을 함께 만드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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