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AI·바이오 스타트업 특허 침해 입증 새 흐름: 행위태양 제시의무 판례 분석
의약용도발명 특허침해 소송에서 피고가 성분비를 공개하지 않으면 원고 주장이 진실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 2024년 특허법원 판결이 시사하는 입증 구조의 변화와 Medical AI·바이오 스타트업 특허권자에게 주는 시사점을 분석합니다.

의약용도발명 특허침해 소송에서 피고가 성분비를 공개하지 않으면 원고 주장이 진실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 2024년 특허법원 판결이 시사하는 입증 구조의 변화와 Medical AI·바이오 스타트업 특허권자에게 주는 시사점을 분석합니다.
3줄 요약
2024년 특허법원 판결(2023나11009)은 의약용도발명 침해 소송에서 피고가 성분비를 정당한 이유 없이 공개하지 않으면 원고 주장을 진실로 간주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특허법 제126조의2(구체적 행위태양의 제시)가 본격 적용된 첫 사례로, 법원이 이 조항을 어떻게 운용할지 주목됩니다.
Medical AI·바이오 스타트업은 이 판결의 흐름을 특허 침해 대응 전략에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문
의약·Medical AI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 침해 소송에서 입증의 벽에 막혀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피고가 성분비를 공개하지 않고 단순 부인하면, 원고가 시험 분석 자료를 내밀어도 법원이 침해를 인정하기 어려웠습니다. 2024년 9월, 특허법원은 이 상황에서 특허법 제126조의2를 적극 적용한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의약용도발명 — 스타트업도 받을 수 있는 특허
의약용도발명은 공지된 물질에 특정 투여용법·투여용량·의학적 용도를 결합해 특정 질병 치료에 특화된 발명을 말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성분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기존 성분에 새로운 의학적 용도를 결합하거나, 기존 약물의 투여 방법을 정교화하는 것만으로도 특허 대상이 됩니다.
'공지된 물질'이 낯설게 들릴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미 세상에 알려진 성분입니다. 예를 들어 오래된 항균 성분을 특정 질환 예방에 활용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면, 그 '용도의 새로움' 자체가 특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5년(2014후768, 2015. 5. 21. 선고)에서 이 원칙을 확립했습니다. 투여용법·투여용량을 구성요소로 하는 의약용도발명도 신규성과 진보성을 갖추면 특허 등록이 가능합니다.
Medical AI 분야에서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AI 진단 알고리즘에 특정 질환 예측이라는 의학적 용도를 결합하거나, 기존 성분의 새로운 적응증을 발견한 연구가 이 범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초기 바이오·Medical AI 스타트업이 간과하기 쉬운 특허 유형입니다.

출처: 대법원 2014후768 전원합의체 판결 (2015)
침해는 보이는데 증명이 안 됐다 — 종전의 구조적 문제
특허침해 소송에서 원고(특허권자)가 법원 앞에서 보여줘야 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내 특허가 어떤 기술 범위를 보호하는가(청구범위). 둘째, 피고 제품이 그 범위에 실제로 해당하는가입니다.
여기서 청구범위란 특허문서 끝에 "이 발명이 보호받는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라고 명시한 부분을 말합니다. 특허권의 실질적인 경계선 역할을 합니다. 아무리 대단한 발명이라도, 청구범위에 기재되지 않은 부분은 특허로 보호받지 못합니다.
의약용도발명 침해를 입증하려면 피고 제품의 성분비와 용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허가 "소금과 포도당의 중량비 1:30~1의 조성물을 여성 청결제로 사용하는 방법"이라면, 피고 제품도 그 비율 범위 안의 성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문제는 피고가 "우리 제품의 성분비는 영업비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할 때 발생합니다. 원고가 외부 공인 시험기관에 의뢰해 피고 제품을 분석한 시험성적서를 제출해도, 피고가 "분석이 잘못됐다", "우리 제품의 조성은 다르다"고 단순히 부인하면 법원이 침해를 인정하기 어려웠습니다.
법적으로 '입증 책임'은 원칙적으로 주장하는 측에 있습니다. 즉, 침해를 주장하는 원고가 침해를 입증해야 합니다. 피고는 그냥 "아니다"라고 버티기만 해도 됩니다. 이 구조에서는 분석 비용과 소송 비용을 모두 투입한 스타트업 특허권자가 이기기 어렵고, 대기업 피고는 단순 부인이라는 저비용 방어 전략으로 소송을 끌 수 있었습니다.

출처: 특허법원 2023나11009 판결, 법률신문 2026-04-08 내용 기반 AI 생성 이미지
특허법원 2023나11009 판결 — 무슨 일이 있었나
사건 개요
원고는 소금과 포도당의 특정 중량비(1:30~1) 및 질내 염증 예방·치료 용도를 특허받은 권리자였습니다. 피고 제품(이너미, 에폴리 이너샤인 등 여성청결제)이 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는 공인 시험기관에 의뢰해 작성한 시험성적서를 제출하며 피고 제품의 성분비가 특허 청구범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피고는 자사 제품의 성분비를 밝히지 않은 채 단순 부인으로 맞섰습니다.

출처: 특허법원 2023나11009 판결 (2024. 9. 5. 선고) 기반 AI 생성 이미지
법원의 판단 — 특허법 제126조의2 적용
특허법원은 특허법 제126조의2를 적용했습니다. 이 조항은 침해 행위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구체적 행위태양(성분비, 제조 방법 등)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법원이 원고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제126조의2(구체적 행위태양 제시 의무) ①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 침해소송에서 특허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가 주장하는 침해행위의 구체적 행위태양을 부인하는 당사자는 자기의 구체적 행위태양을 제시하여야 한다.
② 법원은 당사자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구체적 행위태양을 제시할 수 없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그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그 당사자에게 자료의 제출을 명할 수 있다. 다만, 그 자료의 소지자가 그 자료의 제출을 거절할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제2항에 따른 자료제출명령에 관하여는 제132조제2항 및 제3항을 준용한다. 이 경우 제132조제3항 중 "침해의 증명 또는 손해액의 산정에 반드시 필요한 때"를 "구체적 행위태양을 제시할 수 없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 판단에 반드시 필요한 때"로 한다.
④ 당사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자기의 구체적 행위태양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에는 법원은 특허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가 주장하는 침해행위의 구체적 행위태양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본조신설 2019. 1. 8.]
이 조항이 만들어진 배경을 알면 이번 판결의 의미가 더 잘 이해됩니다.
의약·바이오 특허는 특성상 피고 제품의 내부 성분이나 제조 방법을 외부에서 파악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원고가 모든 것을 혼자 입증해야 한다면, 정보를 쥔 피고가 단순 부인만으로도 특허권자가 패소하는 불합리한 구조가 반복됩니다. 입법자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이 조항을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법원이 이 조항을 실제 소송에 적극 적용하는 사례는 드물었습니다.
이번 판결은 원고가 시험성적서로 침해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상황에서 피고의 단순 부인은 방어 수단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즉, 정보를 가진 쪽(피고)이 그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 법원이 원고의 주장을 진실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판결은 2024년 9월 5일 선고됐습니다(사건번호 2023나11009).
이 판결을 통해, 특허권자의 입증 부담이 실질적으로 완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특허법원 단심 판결입니다. 특허법원의 판결은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으며, 대법원이 이를 확정하거나 유사 판결이 누적되어야 법리로서 자리를 잡습니다. 현재로서는 이 판결의 흐름이 향후 유사 사건에서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판결이 시사하는 것 — 특허권자와 피의 침해자 각각의 관점
특허권자 측 — 시험성적서 품질이 핵심 변수
이 판결의 논리가 향후 유사 사건에서도 유지된다면, 시험성적서의 신뢰도가 핵심 변수가 됩니다. 단순히 분석 결과만 제출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법원이 "원고가 구체적으로 침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판단하려면 다음 세 가지가 갖춰져야 합니다.
시험 기관의 공신력: 공인 인증을 받은 기관의 성적서여야 법원에서 증거로서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분석 방법의 명확성: 어떤 방법으로 성분을 분석했는지, 그 방법이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설명이 필요합니다.
청구범위 구성요소별 대응 관계: 특허 청구범위의 각 구성요소가 피고 제품에서 어떻게 확인되는지 항목별로 연결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를 갖춘 분석 자료를 제출했을 때, 피고가 자사 성분비를 밝히지 않으면 이 판결의 논리 아래서는 법원이 원고 주장을 진실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소를 제기하기 전부터 이 수준의 분석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전략의 출발점입니다.
피의 침해자 측 — 단순 부인은 위험 신호
단순 부인 전략에 대한 위험 신호가 나왔습니다. 원고가 구체적인 분석 자료를 제출한 상황에서 성분비를 공개하지 않으면, 이 판결의 논리 아래서는 법원이 원고 주장을 진실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자사 제품이 타사 특허 청구범위와 왜 다른지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분 차이, 용도 차이, 중량비 범위 이탈 여부 등을 문서화해 두면, 원고가 시험성적서를 제출했을 때 구체적으로 반박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직 남은 과제 — 금지 명령의 범위
이 판결이 직접 다루지 못한 문제도 있습니다. 침해가 인정됐을 때 금지 명령의 범위입니다. 의약용도발명의 특성상 특정 용도(예: 질내 염증 예방)만 금지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타당하지만, 실제 집행에서는 피고 제품 전체의 판매를 금지하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후속 판례와 실무 논의를 통해 정리가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Medical AI·바이오 스타트업에게 주는 시사점
이 판결의 흐름은 특허권자에게도, 경쟁 제품을 운용하는 기업에게도 같은 방향의 준비를 요구합니다.
특허권자라면: 침해 모니터링 체계를 점검할 시점입니다. 경쟁 제품이 출시됐을 때 단순히 "침해 같다"는 판단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공인 시험기관에 분석을 의뢰하고 청구범위 대응 관계를 문서화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판결의 논리가 이어진다면, 그 자료를 제출했을 때 피고에게 반박 부담이 넘어가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쟁사와 유사 기술을 운용하는 기업이라면: 자사 제품의 성분비·용도가 타사 특허 청구범위와 어떻게 다른지를 사전에 정리해 두는 것이 분쟁 대비의 출발점입니다. 분쟁이 시작된 후 급하게 준비하면 대응의 폭이 좁아집니다.
특허 출원을 검토 중인 스타트업이라면: 의약용도발명 특허는 완전히 새로운 성분 없이도 가능합니다. Medical AI 진단 기술에 특정 질환 적응증을 결합하거나, 기존 성분의 새로운 투여 방법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라면 이 유형의 특허 출원을 검토해볼 만합니다.
스타트업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특허 전략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고바랍니다.
https://blog.blineip.com/insight/korea-to-us-patent-portfolio-roadmap
자주 묻는 질문 (FAQ)
Q. 의약용도발명 특허는 어떤 경우에 받을 수 있나요?
A. 공지된 물질이라도 새로운 의학적 용도, 투여용법, 투여용량을 결합하면 특허 대상이 됩니다. 대법원 2014후768 전원합의체 판결(2015)로 이 기준이 확립됐습니다. Medical AI 진단 기술에 특정 질환 적용 용도를 결합하는 경우도 이 범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Q. 특허법 제126조의2 구체적 행위태양 제시의무란 무엇인가요?
A. 특허침해 소송에서 침해 행위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자사 제품의 성분비·제조 방법 등을 밝히지 않으면, 법원이 원고의 침해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입니다(특허법 제126조의2). 의약·바이오 분야처럼 피고 내부 정보를 원고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사건에서 특허권자의 입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16년 도입됐습니다. 2024년 특허법원 2023나11009 판결이 이를 본격 적용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Q. 침해 입증을 위해 시험성적서 외에 무엇이 필요한가요?
A. 시험 기관의 공신력, 분석 방법의 명확성, 분석 결과와 특허 청구범위의 대응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자료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청구범위 구성요소별로 피고 제품이 해당하는 이유를 항목별로 제시해야 법원에서 효력이 있습니다.
Q. 피의 침해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이 판결의 논리 아래서는 단순 부인만으로 방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사 제품의 성분비·용도가 특허 청구범위와 어떻게 다른지를 구체적으로 반박하는 자료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다만 이 판결은 특허법원 단심으로, 법리는 향후 유사 판결이 누적되고 대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자료
법률신문, "의약용도발명에 대한 특허침해소송에서의 쟁점 및 특허법상 구체적 행위태양 제시의무", 2026-04-08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9105법률신문, "법정으로 간 DNA — 첨단 의생명과학기술의 법과 규제", 2026-04-14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9306법률신문,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 개편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2026-03-30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8542특허법원 2023나11009 판결
Author
Featured Pos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