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Watch 혈중산소 특허 전쟁 ① 애플워치 수입 금지
2023년 말, 애플워치에서 혈중산소 기능이 사라졌습니다. 의료기기 기업 Masimo가 특허 침해를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6년간의 법정 다툼이 남긴 것과 웨어러블 의료기기 스타트업이 지금 확인해야 할 IP 전략 3가지를 정리합니다.

애플워치의 혈중 산소 기능

<이미지: 애플워치>
2023년 크리스마스 직후, 미국에서 애플워치 Series 9와 Ultra 2를 구입한 사람들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스펙에 분명히 있던 혈중산소(SpO2) 측정 기능이 비활성화된 채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법원 명령이었습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는 2023년 10월, 애플워치가 Masimo의 혈중산소 측정 특허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미국 내 수입금지를 명령했습니다. 2023년 12월 26일부로 발효된 이 명령에 따라 Apple은 해당 기능을 끈 채로 제품을 출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의료기기 기업 Masimo의 6년에 걸친 특허 소송이 있었습니다.
Masimo는 누구인가 — 30년을 특허로 쌓아온 회사
Masimo는 1989년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설립된 의료기기 기업입니다. 핵심 기술은 Masimo SET® — 환자가 움직이거나 손발이 차가운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혈중산소 농도를 측정하는 알고리즘입니다. 기존 맥박 산소계측기가 부정확해지는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임상 표준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출처: MASIMO 홈페이지>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Masimo는 전 세계 1,54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순 보유에 그치지 않고 Philips Electronics 등 대기업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통해 합의금을 받아낸 전력도 있습니다.
Masimo의 IP 전략은 3단계입니다. 핵심 기술을 알고리즘과 하드웨어 양면으로 폭넓게 특허화하고, 경쟁사가 진입하면 ITC와 연방법원을 동시에 활용해 압박합니다. 이에 더해 FDA 510(k) 허가를 통한 규제 장벽까지 활용합니다.
6년 분쟁의 구조 — 세 개의 법정에서 동시에 싸웠다
2020년 9월, Apple은 Apple Watch Series 6에 혈중산소 측정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Masimo에게 이것은 자신의 핵심 기술 영역으로의 직접적인 침입이었습니다.
Masimo는 세 개의 법정에서 동시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전선 | 포럼 | 주요 내용 | 결과 |
|---|---|---|---|
1전선 | ITC 섹션337 조사 (337-TA-1276) | 2021.06 수입금지 제소 | 2023.10 수입금지 확정 → 2026.03.19 연방항소법원 인용 |
2전선 | 연방지방법원 (CDCA) | 2020.01 특허침해·영업비밀 소송 | 2025.11 배심원 $6억 3,400만 Masimo 승 (Apple 반소에서 $250 부분 인용) |
3전선 | ITC 337-TA-1276 수정·집행 절차 + USCIT (CBP 상대) | 2025.08 CBP 통관 승인 → Masimo, CBP 상대 USCIT 제소 및 ITC 수정·집행 절차 신청(2025.11) | 2026.03.18 ALJ '비침해' 초기 결정 (ITC 전원위원회 최종 결정 대기 중) |
ITC를 선택한 이유는 속도입니다.
ITC 섹션337(Section 337) 조사는 제소부터 최종 결정까지 통상 15~18개월이 걸립니다. 연방지방법원이 3~5년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입니다. 그리고 결론은 손해배상이 아니라 수입금지령입니다. 미국 내 판매를 즉각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애플의 주력 제품을 직접 겨냥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연방항소법원 판결 — Apple의 항변, 법원은 왜 모두 기각했나
2026년 3월 19일,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은 Apple의 항소를 전부 기각하고 ITC 수입금지 명령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출처: CAFC No. 24-1285, 2026.03.19; IPWatchdog, 2026.03.23) Apple은 네 가지 방어 논리를 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US10945648B2 건의 대표 도면
첫 번째 항변 — 청구범위 해석 다툼(Claim Construction)
Apple의 주장: "위에(above)", "개구부(openings)" 등 주요 용어를 좁게 해석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자사 제품의 하드웨어 구조가 특허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CAFC의 결론: ITC의 해석 유지. 청구범위 해석은 법률 문제로서 독립적 검토 대상이나, 특허 명세서와 도면 전체의 맥락을 고려할 때 ITC의 해석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두 번째 항변 — 침해 불성립(Non-Infringement) + 기재불비
Apple의 주장: ITC가 특정 모델에 한정된 증거에 의존하여 침해를 판단한 것은 절차적 오류이며, 특히 '특정 파장 출력' 요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명세서에 부족하므로 기재불비에 따른 특허 무효를 주장했습니다.
CAFC의 결론: 항변 기각. ITC의 증거 채택 절차는 적법했으며, 명세서의 기재 수준 역시 당업자가 이해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특허의 유효성을 인정했습니다.
세 번째 항변 — 국내산업(Domestic Industry) 요건 미충족
ITC 섹션337(Section 337) 소송을 제기하려면 원고에게 미국 내 관련 특허를 실시하는 '국내산업(Domestic Industry)'이 있어야 합니다. Apple은 이 요건을 두 측면에서 공격했습니다.
기술적 측면(Technical Prong): Masimo Watch는 아직 시제품 수준이며, 특허를 실제로 실시하는 제품으로 볼 수 없다. ITC가 이를 국내산업 제품으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다.
경제적 측면(Economic Prong): Masimo의 미국 내 투자가 특허 실시 제품의 생산과 직접 연결되지 않으므로 국내산업 경제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CAFC는 두 측면 모두 기각했습니다. 기술적 측면에 대해서는 "법이 그렇게 엄격한 것은 아니다(The law is not so rigid)"고 판시하며, 청구항을 실시하는 대표적 제품이 존재하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경제적 측면에 대해서는 섹션337이 특허 실시 제품 이외의 R&D 투자와 라이선싱 활동도 경제적 요건 충족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이 판단은 미국 내 생산시설이 없는 기업도 라이선싱·R&D 투자를 통해 ITC 소송 원고 자격을 얻을 수 있음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네 번째 항변 — 출원 지연 악용(Prosecution Laches)
"12년 기다렸다가 Apple 제품 나오자 청구항을 맞춤 제작했다"
Apple이 가장 공을 들인 항변입니다. 핵심 주장은 이렇습니다: Masimo는 2008년 가출원(provisional application) 이후 무려 12년을 기다렸다가, Apple Watch에 혈중산소 기능이 탑재된 직후인 2020년 9월에야 문제가 된 특허 청구항을 정식 출원했습니다. Masimo가 경쟁사 제품이 출시되길 기다렸다가 그 제품을 표적으로 청구항을 맞춤 제작했다 — 즉 특허 시스템을 악용한 표적 사냥이라는 논리입니다.
CAFC는 이 항변도 기각했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Masimo는 12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지속적인 출원 활동(continuous prosecution activity) 이 이어졌습니다. 단순히 시간이 경과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둘째, Apple 제품을 표적으로 청구항을 수정하겠다는 목적으로 출원을 지연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었습니다. 증거의 부재는 항변 인정의 전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셋째, Prosecution Laches는 특허 시스템의 "심각한 남용(egregious misuse)"이 있는 극단적인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기술 발전에 맞춰 청구항을 보완하는 행위는 연속 출원(continuation application) 제도가 허용하는 정상적인 출원 전략이며, 그 자체가 남용의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잘 설계된 특허의 무서운 점입니다. continuation 등의 제도(이에 대한 상세 설명은 이전 칼럼 참고)를 이용한다면, 출원 후 10년이 지난 아이템에 대해서도 경쟁 제품에 타겟한 권리를 사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확정 판결 전날에 반전이 있었습니다
CAFC가 침해를 최종 확정한 바로 전날인 2026년 3월 18일, ITC에서 또 다른 결정이 나왔습니다. Apple이 이미 적용한 우회 설계 — 혈중산소 계산을 Watch가 아닌 iPhone에서 처리하는 방식(Redesign 2) — 는 대상 특허들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ALJ Monica Bhattacharyya의 초기 결정이었습니다. (출처: ITC 337-TA-1276 수정·집행 절차 ALJ 초기 결정, 2026.03.18; Bloomberg Law, 2026.03.19)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특허 청구항의 어느 구조가 이 틈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웨어러블 스타트업이 지금 당장 점검해야 할 포트폴리오 전략은 무엇인지 — 다음 research lab에서 특허 분석과 함께 자세히 다룹니다.
핵심 정리
이 분쟁에서 확인된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Masimo는 ITC를 전략적 압박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연방지방법원보다 빠른 15~18개월 절차로 수입금지를 이끌어냈고, 이를 협상 레버리지로 삼으면서 연방지방법원에서 6억 3,400만 달러 배상 판결까지 받아냈습니다. ITC(수입금지) + 연방지방법원(손해배상)의 병행이 Masimo가 쓴 전략이었습니다.
둘째, CAFC는 Apple의 4가지 항변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청구범위 해석 다툼, 기재불비, 국내산업 요건 미충족, 출원 지연 악용 — 어느 것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Masimo가 30년간 쌓아온 1,540개의 특허 포트폴리오와 치밀한 ITC 전략이 맞았다는 것을 연방항소법원이 확인했습니다.
참고자료
U.S.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 Apple Inc. v. ITC & Masimo Corp., No. 24-1285 (2026.03.19)
https://www.cafc.uscourts.gov/opinions-orders/24-1285.OPINION.3-19-2026_2663002.pdfIPWatchdog, "Federal Circuit Affirms ITC Finding That Apple Watch Infringes Masimo Blood Oxygen Patents" (2026.03.23)
https://ipwatchdog.com/2026/03/23/federal-circuit-affirms-itc-finding-apple-watch-infringes-masimo-blood-oxygen-pa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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