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특허 가이드②] AI 발명의 진보성 거절 유형
적격성과 기재요건의 문을 넘은 AI 발명은 진보성에서 다시 걸러집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다"는 기재만으로는 왜 부족한지, 심사관이 통상의 창작능력 발휘로 보는 유형을 「인공지능 분야 심사실무가이드」의 사례로 정리합니다.

AI·SW 특허 실무가이드 3부작 ② 진보성(거절) 편
적격성과 기재요건의 문을 넘은 AI 발명은 진보성에서 다시 걸러집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다"는 기재만으로는 왜 부족한지, 심사관이 통상의 창작능력 발휘로 보는 유형을 「인공지능 분야 심사실무가이드」의 사례로 정리합니다.
AI 발명, 왜 '통상의 창작능력'으로 거절될까?
1편에서 다룬 '적격성'과 '기재 요건'의 문턱을 무사히 넘으셨나요?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AI 발명의 가장 큰 산, '진보성(특허법 제29조 제2항)'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심사 과정에서 숱한 AI 특허들이 선행기술과의 차별성을 입증하지 못해 고배를 마십니다. 특히 “인공지능을 이용해 해결했다”는 식의 접근은 백전백패입니다.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술적 방식이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특허청의 「인공지능 분야 심사실무가이드」를 바탕으로, 심사관이 어떤 경우에 AI 발명을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수준(통상의 창작능력 발휘)’으로 판단하고 거절하는지 그 대표적인 유형들을 파헤쳐 봅니다.
1. 진보성 판단, 심사관은 이렇게 봅니다
가이드에서 제시하는 AI 발명의 신규성 및 진보성 판단 기준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판단 대상은 쪼개지 않습니다: 청구항에 기재된 유기적으로 결합된 구성요소 전체를 하나의 일체로 보고 판단합니다.
AI의 '구체적 수단'이 비교 기준입니다: 학습 데이터, 전처리 방식, 학습 모델, 손실 함수 등을 고려해 출원 발명과 인용 발명을 꼼꼼히 대조하여 유사점과 차이점을 뽑아냅니다.
진보성 판단의 4단계: ① 청구항 발명 특정 → ② 관련 인용 발명 특정 → ③ 가장 가까운 인용 발명과 대조해 차이점 추출 → ④ 다른 선행기술이나 상식을 동원했을 때 그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통상의 기술자에게 쉬운 일인지 판단합니다.
통상의 기술자란: AI 분야의 일반적인 기술 상식을 갖추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설계 변경 등 일상적인 창작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상의 전문가입니다.
단순한 조합은 뻔한 시도로 간주합니다: 여러 분야의 기술을 단순히 합치거나 특정 분야에 AI를 뻔하게 적용한 경우, 특별한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했거나 눈에 띄는 효과가 없다면 진보성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2. 거절되는 네 가지 유형 — 통상의 창작능력 발휘
심사관이 진보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대표적인 네 가지 유형입니다.
유형 1 - 공지된 AI 기술의 단순 부가
청구항에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다"고만 적었을 뿐,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손질하고 어떤 학습 모델을 썼는지 알맹이가 빠져있다면 기존 기술에 AI라는 껍데기만 씌운 것으로 취급됩니다.
AI 주식 정보 제공 서비스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주가가 오름세인지 내림세인지를 AI가 판단해, 오름세면 빨강·내림세면 파랑처럼 색을 달리 칠해 보여 주는 차트입니다. 그런데 "주가 흐름을 판단하는 기준"이나 "색을 달리 칠하는 것"은 주식·차트 분석에서 예전부터 흔히 쓰던 방식입니다. 그 흔한 방식을 AI로 구현했다고만 적었을 뿐, 학습된 모델이 만들어 내는 고유한 정보처리가 무엇인지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기능에 'AI'라는 이름표만 새로 붙인 셈이어서 진보성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특허법원 2013허1788).
콘텐츠 추천 서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용자가 검색한 단어로 관심사를 예측해 관련 콘텐츠를 추천하는 발명인데, 선행기술과의 차이가 오로지 "AI를 쓴다"는 점뿐이고 그 AI를 어떻게 구현하는지는 비어 있으면, 역시 단순 부가에 해당합니다.

AI 생성 이미지: 기존 사람이 하던 업무를 단순 AI로 대체한 발명은 진보성이 없음
유형 2 - 사람 업무·비즈니스 방법의 단순 시스템화
사람이 하던 일이나 기존 비즈니스 방식을, 그것을 AI로 어떻게 풀어냈는지는 밝히지 않고 그냥 "인공지능으로 자동화했다"고만 적은 경우입니다. 이미 그 업무가 컴퓨터로 전산화되어 선행기술에 나와 있다면, AI로 바꾼 것은 사람을 컴퓨터로 대체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봅니다.
가이드의 예는 AI 신용 평가 시스템입니다.
대출 신청자의 과거 금융 거래내역을 넣으면 인공신경망이 신용도를 매겨 주는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과거 거래내역을 보고 신용도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는 이미 선행기술에 있는 비즈니스 방법이고, 인공신경망으로 그것을 어떻게 시스템화했는지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으면 진보성이 부정됩니다. 사람이 하던 심사를 신경망에 맡겼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유형 3 - AI 기술의 단순 설계변경
선행 기술의 핵심 아이디어는 그대로 둔 채, 잘 알려진 학습 모델(ANN, CNN, RNN 등) 중 하나를 다른 것으로 슬쩍 바꾼 것에 불과한 경우입니다.
문서 분류 모델을 RNN에서 CNN으로 바꾸거나, 전력 수요 예측 기법을 전통 통계 기법(중회귀분석)에서 인공신경망(ANN)으로 바꾼 사례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정도의 선택은 통상의 기술자라면 으레 할 수 있는 일상적인 설계 변경으로 봅니다. 눈에 띄는 특별한 효과 차이가 없다면 특허를 받기 어렵습니다.
사례 6 (로봇 청소기 제어) 청구항 1
선행기술은 ANN으로, 출원발명은 CNN으로 청소기가 지금 어느 구역에 있는지 인식합니다. CNN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았고, 이미지 인식에서 ANN을 CNN으로 바꾸는 것은 흔한 설계변경이며 효과 차이도 없어 진보성이 부정됩니다. (같은 사례라도 청구항 2는 결과가 달라져 진보성이 인정되는데, 이는 3편에서 다니다.)
유형 4 - 주지·관용 수단의 부가·치환
이미 널리 쓰이는 흔한 수단을 하나 더 붙이거나 다른 것으로 바꿔 넣은 것뿐인 경우입니다.
가이드의 예는 도로 노면 인식 AI에서 카메라 영상을 이진화(binarization)하는 전처리를 더한 것입니다. 이진화란 컬러 영상을 흑과 백 두 값만 남긴 영상으로 바꾸는 것으로, 계산량을 줄이려고 예전부터 흔히 쓰는 방법입니다. 그런 관용 수단을 하나 추가했다고 진보성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사례 8 (결함 이미지 생성)
제품 결함을 학습시키려고 결함 부위를 가리는 마스킹 이미지를 만드는 발명입니다. 선행기술과의 차이는 그 마스킹 이미지를 이진(흑백) 이미지로 만들었다는 점 하나뿐입니다. 이진화는 데이터량이 적어 빠르게 처리된다는 이유로 영상 인식에서 널리 쓰는 관용 기술이라, 이를 추가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도 두드러진 효과도 없어 진보성이 부정됩니다.
3. 차이가 있어도 거절되는 경우
학습모델이나 데이터에 차이가 있어도 진보성이 부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는 사실보다, 그 차이가 통상의 기술자에게 쉬운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차이를 선행기술끼리 조합하면 쉽게 메워지는 경우 - 사례 7 (골 연령 판독 장치)
손뼈 엑스레이로 뼈 나이를 판독하는 장치입니다.

AI 생성 이미지: 선행문헌의 결합을 통한 거절 사례
출원발명(청구항 1)은 엑스레이에서 관심 부위를 떼어내 CNN으로 뼈 등급을 분류합니다.
선행기술 1은 같은 일을 SVM(데이터를 경계선으로 갈라 분류하는 전통 머신러닝 기법)으로 합니다. 학습모델이 CNN이냐 SVM이냐로 차이가 나긴 합니다. 그런데 선행기술 2에 이미 "CNN으로 영상을 패턴화해 분류하는" 구성이 나와 있습니다. 그러면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기술 1에 선행기술 2를 갖다 붙이는 데 별 어려움이 없고 효과 차이도 없어 진보성이 부정됩니다. 모델이 다르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차이가 다른 선행기술을 끌어와 쉽게 메워지는지를 함께 봅니다. (이 사례의 청구항 2는 선행기술에 없는 구성이 있어 진보성이 인정되며, 3편에서 봅니다.)
차이가 오히려 기술적 퇴보인 경우 - 사례 9 (검사대상 이미지 학습 장치)
출원발명은 모델을 학습시킬 때 쓰는 데이터와 성능을 시험하는 데이터를 같은 이미지로 씁니다.
선행기술은 이 둘을 나눠 씁니다. 가이드는 출원발명의 이 차이를 진보성의 근거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같은 데이터로 학습하고 같은 데이터로 시험하면 성적이 잘 나오는 게 당연하고, 학습용과 시험용을 나눠야 모델의 진짜 실력을 제대로 잴 수 있다는 것이 이 분야의 기본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데이터에만 맞춰 학습한 모델은 실전에서 과적합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래서 통상의 기술자라면 오히려 학습용과 시험용을 나눕니다. 출원발명은 그 상식을 거꾸로 간 것이어서, 가이드는 이를 "선행기술보다 퇴보한 발명"으로 보아 진보성을 부정합니다.
4. 정리
거절되는 유형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AI를 이용한다는 점은 적었으나 그 AI를 어떻게 구현했는지는 특정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유형 | 핵심 | 가이드 예 |
|---|---|---|
공지 AI 단순 부가 | "AI 이용"만 기재, 구현 구성 불특정 | 주식 인공지능 차트(2013허1788), 콘텐츠 추천 |
BM 단순 시스템화 | 사람 업무를 AI로 구현한다고만 기재 | 대출 신용 평가 시스템 |
단순 설계변경 | 공지 학습모델만 교체(ANN↔CNN↔RNN 등) | 문서 분류, 전력 예측, 사례 6 청구항 1 |
주지·관용 수단 부가·치환 | 이진화 등 관용 전처리만 추가 | 도로 노면 인식, 사례 8 |
(차이가 있어도) 결합이 쉬움 | 학습모델 차이가 선행기술 결합으로 메워짐 | 사례 7 청구항 1 |
(차이가 있어도) 기술적으로 열등 | 과적합 등 오히려 퇴보 | 사례 9 |
거절을 피하려면 차이가 단순한 모델 교체나 관용 전처리에 그치지 않아야 하고, 그 차이가 예측되는 효과 이상의 더 나은 효과로 이어져야 합니다. 어디에 어떤 차이를 두면 진보성이 인정되는지가 다음 편의 주제입니다.
마치며
진보성에서 거절되는 발명의 공통점은 선행기술과의 차이를 "AI를 이용했다"는 수준에서 멈춘 것입니다. 학습모델만 바꾸거나 관용적인 전처리를 더한 차이는 통상의 창작능력의 범위로 봅니다. 3편에서는 그 반대편, 즉 전처리·학습모델·학습데이터·결과물·산업분야 가운데 어디에 구체적 특징을 두면 진보성이 인정되는지를 같은 가이드의 사례로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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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특허청 「기술분야별 심사실무가이드」(2026-03) 제1부 인공지능: 신규성·진보성 기본사항(3.2.1), 통상의 창작능력 발휘에 해당하는 예(3.2.2), 사례 5(입력 데이터 분류)·6(로봇 청소기 제어)·7(골 연령 판독)·8(결함 이미지 생성)·9(검사대상 이미지 학습). 특허법원 2013허1788(공지 AI 기술의 단순 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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