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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X 시리즈 ② 스페이스X 위성이 한국 위를 날아도 미국 특허 침해일까?

SpaceX 시리즈 ② 스페이스X 위성이 한국 위를 날아도 미국 특허 침해일까?

최근 스페이스X의 상장 가능성이 대두되며 기업 가치가 2천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스타링크 위성이 전 세계 하늘을 뒤덮고 스타십이 화성을 향해 날아오르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면서, IP 업계에는 낯설고도 신선한 질문이 던져지고 있습니다.

최근 스페이스X의 상장 가능성이 대두되며 기업 가치가 2천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스타링크 위성이 전 세계 하늘을 뒤덮고 스타십이 화성을 향해 날아오르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면서, IP 업계에는 낯설고도 신선한 질문이 던져지고 있습니다.


“국경이 없는 우주에서, 특정 국가의 영토 안에서만 효력이 미치는 ‘특허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특허는 철저히 ‘속지주의(Territoriality)’를 따릅니다. 한국 특허는 한국 땅에서만, 미국 특허는 미국 땅에서만 힘을 발휘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어느 나라의 영토도 아닌 우주(Outer Space) 공간에서 스페이스X의 특허는 그저 종잇조각에 불과할까요?

오늘은 지표면을 넘어 궤도 위로 확장되는 우주 IP의 법적 프레임워크를 짚어보겠습니다.


1. 우주는 누구의 소유도 아니지만, 우주선은 ‘움직이는 영토’다

우주에 관한 가장 기본이 되는 법은 1967년 체결된 ‘외기권 조약(Outer Space Treaty)’입니다. 이 조약에 따르면 우주는 인류 공통의 유산이며, 어느 국가도 주권을 주장하거나 점유할 수 없습니다. 즉, 달이나 화성 땅을 사유화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https://www.unoosa.org/oosa/en/ourwork/spacelaw/treaties/outerspacetreaty.html


하지만 반전이 있습니다.
조약 제8조에 명시된 ‘등록국 원칙(Flag State Principle)’입니다. 우주 물체를 발사하고 이를 자국에 등록(Registry)한 국가는 해당 물체에 대해 관할권과 통제권을 가집니다.

쉽게 말해, 우주라는 공해상에 떠 있는 우주선이나 위성은 그 나라의 ‘움직이는 영토’로 간주되는 것입니다. 최근 미국 우주법 등이 천체 자원(물, 희토류 등)에 대한 민간의 채굴 및 소유권을 인정하는 추세 역시 이러한 등록국 원칙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2. 미국 특허법 제105조의 마법: 우주를 미국 영토로 바꾸는 법

여기서 미국은 한발 더 나아가 파격적인 법 조항을 만들었습니다. 바로 미국 특허법 제105조(35 U.S.C. § 105)입니다.

https://www.law.cornell.edu/uscode/text/35/105


이 조항은 “미국의 관할권 하에 있는 우주 물체 내에서 발생하는 발명이나 실시는 미국 영토 내에서의 실시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스페이스X의 로켓이나 위성 안에서 우리 기술이 무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면, 그곳이 한국 상공이든 화성 궤도이든 상관없이 미국 내에서 벌어진 ‘특허 침해’로 간주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이 ‘마법 같은 조항’ 덕분에 스페이스X는 지구 밖에서도 미국 특허라는 강력한 해자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3. 당신의 기술이 올라탄 ‘배’의 국적을 확인하라: 시나리오 분석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들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향후 칼럼에서 상세히 다룰 몇 가지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미리 살펴봅시다.

  • 케이스 1 (운용 국적): 한국 상공을 지나는 스페이스X 위성이 내 기술을 쓰고 있다면? 비록 한국 하늘 위에 떠 있지만, 미국 국적 위성이라면 미국 특허법이 적용되어 한국 특허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케이스 2 (제조 국적): 미국 특허를 피해 한국에서 위성을 제조하고 한국 정부에 등록하여 발사했다면? 이 위성은 ‘한국 영토’의 연장선이므로 미국 특허의 칼날을 피할 수 있는 강력한 우회 전략이 됩니다.

  • 케이스 3 (플랫폼 종속): 한국에서 만든 부품을 스페이스X 로켓에 실어 보낸다면? 부품 제조는 한국에서 했더라도, 미국 국적의 로켓에 결합되는 순간 미국 특허법의 영향권에 들어가 침해 리스크가 부활합니다.

  • 케이스 4 (ISS의 미로): 국제우주정거장(ISS)은 각 모듈마다 주인이 다릅니다. 일본 모듈에서 만든 장비를 미국 모듈로 옮겨 사용하는 순간, 적용되는 특허법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진풍경이 벌어집니다.


4. 스타트업과 VC를 위한 인사이트: 왜 우주 IP 전략인가?

이러한 법적 프레임워크는 우주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에게 매우 실무적인 시사점을 줍니다.

첫째, 우주 제조(In-space Manufacturing) 기업의 경우입니다. 지상으로 가져올 제품이 아니라 궤도 위에서만 서비스되는 기술이라도 IP 확보는 필수적입니다. 경쟁사가 동일한 제조 공정이나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서비스를 복제하는 것을 막으려면, 타깃 시장뿐만 아니라 발사체와 위성의 주요 ‘등록 국가’를 아우르는 IP 포트폴리오가 필요합니다.

둘째, 투자 실사(Due Diligence)의 관점이 변해야 합니다. 이제 우주 기업의 IP를 평가할 때는 특허의 개수가 아니라 ‘등록국 전략’을 봐야 합니다. 이 기업이 주로 이용할 발사체는 어느 나라인지, 위성을 어느 국가에 등록할 예정인지에 따라 그들이 가진 특허의 실효성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결론: 우주 비즈니스의 완성은 ‘법적 독점권’의 확보

기술의 혁신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 혁신이 우주 어느 곳에서든 보호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는 IP 전략입니다. 스페이스X가 상장을 앞두고 특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우주라는 거대한 무대를 자신들만의 법적 독점 영역으로 확정 짓기 위함입니다.
우리의 기술이 발사대를 떠나 궤도(Orbit)에 안착했을 때, 그곳이 ‘법적 무방비 상태’가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입체적인 IP 지도를 그려야 할 때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오늘 소개한 구체적인 분쟁 시나리오들을 하나씩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Author

이준권 대표 변리사

디테일은 집요하게 보되, 사람은 따뜻하게 대하는 것이 제 일의 원칙입니다.

정확함과 배려는 함께 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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